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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서 회화의 평면 구도, 선 원근법, 다 시점 구도미술사 2024. 3. 5. 22:39
미술 작품을 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화가들이 평면에 공간감을 어떻게 형성했는지 그 기법을 보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원근법 그리고 여기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도 알아봅니다.
미술에서 회화의 평면 구도
예술가들은 다양한 구도를 활용해 작품에 아름다움, 감정, 주제 등을 표현하고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림 또는 회화는 기본적으로 2차원의 평면 위에서 제작되는 창작물이고, 평면 구도는 그림을 그릴 때 색과 형태를 배치해 공간을 구성하고 조정하는 방식으로 작품의 시각적 효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수평적인 구도는 안정감과 평화로움을, 수직적인 구도는 강렬한 감정이나 권위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대각선 구도는 움직임과 긴장감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평면 구도는 서양 미술사에서 꽤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는 평면 구도를 이용해 주로 신화와 역사적 사건을 다루었습니다. 중세와 고딕 시대에는 평면 구도가 종교적 주제와 결합하여 주로 성당이나 교회의 벽면을 장식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면 선 원근법이 발전하여 평면 구도는 더 정교해졌는데 이는 특히 풍경화와 인물화에서 더욱 강조되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화가가 그림을 그리면서 특정 물체 옆에 그림자를 그려 넣거나, 사물의 크기와 위치를 변화시키거나, 색의 명암을 조절함으로써 멀고 가까운 거리감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법들은 2차원 평면 위에서 실제의 공간을 재현하기 위해 그림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색채, 선, 면, 질감 등을 활용해 우리 눈을 속여 실제로 그 공간이나 물체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환영이라는 중요한 개념이 작용합니다. 환영이란 현실에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눈이나 머릿속으로 보이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화가들은 이런 방식과 기법으로 우리의 시각적 경험을 조작하고, 그림이 현실을 재현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환영을 창조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표현된 그림을 볼 때 우리 눈은 그림 속의 물체나 풍경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인식하게 됩니다. 원근법이 등장하기 전까지 중세의 화가들은 회화에서 평면 구도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공간을 암시하는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회화의 선 원근법
시각 현상의 원리를 이용한 선 원근법은 소실점과 두 개의 평행선으로 이루어져 있고 과학적인 회화 제작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3차원의 실제 공간을 2차원의 평면에 표현하는 중요한 방법론으로, 중세 후기를 지나 르네상스 시대에 유럽에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원칙적으로 화가가 화면 안에 하나의 소실점을 정하면 작품을 보는 감상자의 시선과 평행이 되는 선들은 모두 이 점으로 모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시각상의 소실점은 그림의 배경에 있고, 그림 속의 모든 선이 이 점을 향해 가는 것입니다. 소실점을 설정하면 물체가 감상자로부터 멀어질수록 작아지는 현상인 원근감을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선 원근법 구도는 감상자의 시각 현상에 의해 이루어지집니다. 다시 말하면 감상하는 각도는 고정된 시점이고 감상자를 중심으로 환영의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림은 더 이상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감상자가 있어야만 그 의미가 완전해질 수 있습니다. 선 원근법으로는 부피감이 있는 사물이나 깊이감이 있는 공간을 평면 위에 그릴 때 크기와 형태, 차지하는 위치까지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선 원근법은 그림 속에 배치된 사물들의 위치를 통해 서로 어떤 관계에 있고 어떤 크기로 보여야 하는지를 알게 해 줍니다. 그래서 그림을 보는 사람이 실제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그림 속의 세계를 더욱 실감 나게 만듭니다. 선 원근법은 15세기경 르네상스 시기 등장했고 이후 그림에 공간을 나타내는 투시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들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 등이 사용해 그림 속의 인물이나 건축물, 풍경 등을 생생하고 정확하게 표현해 현실을 충실하게 재현해 냈습니다. 선 원근법은 등장한 이래로 서양 미술에서 지배적인 표현 방식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혁신으로 이어졌습니다.
미술에서 회화의 선 원근법 영향
선 원근법의 영향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뒤로 물러난 공간 만들기입니다. 선 원근법이 도입된 후 회화에서 그림의 배경은 평평하게 남아 있지 않고 뒤쪽으로 입체감 있게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화면 속의 구성 요소들이 일렬로 배열되지 않고 앞뒤에 배치되며 운동감과 역동성이 생깁니다. 그 결과 변화를 더 많이 줄 수 있는 구도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을 보면 선 원근법을 활용해 공간이 뒤로 물러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은 앞쪽에 나란히 일렬로 앉아 있어 그림을 보는 감상자는 모든 인물을 보고 각자의 표정과 자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브뤼헐이 그린 '시골 결혼식'이란 작품은 식탁을 기울어진 대각선 구도로 배치하고 구석에 있는 인물들을 축소시켜 뒤쪽 공간이 뒤로 물러난 효과를 줍니다. 이 두 그림을 통해 서로 다른 시대의 화가들이 사용한 공간 구축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선 원근법이 전형화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기법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여기에 부합하는 구도만이 정확한 기법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는데 선 원근법은 회화의 기법을 넘어 당시에는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당대의 과학주의 정신이었습니다. 화가들은 선원근법이 전형화되자 싫증을 느꼈습니다. 감상자를 기준으로 한 방식이기 때문에 실제를 온전히 표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간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방법을 다시 모색했습니다. 북유럽에서는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에서 사용된 인위적인 원근법과 다른 방식을 보여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네덜란드 화가 페르메이르가 그린 '델프트 풍경'은 감상자를 중심으로 소실점을 설정하고 그것에 맞게 화가가 구성 요소를 인위적으로 배치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원근감을 구현해 냈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요소를 화면에 그리고 사진처럼 자연의 풍경을 충실하게 묘사했기 때문인데 이것은 감상자의 시각에 바탕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 그림은 자연을 충실히 복제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이는 카메라 옵스 쿠라 기법과도 관계가 있었습니다. 광학 원리를 이용한 카메라 옵스 쿠라는 외부에 있는 물체를 내부로 굴절시켜서 위아래의 형상이 뒤집히도록 했습니다. 그러니까 거꾸로 된 형상을 얻은 것입니다. 이렇게 얻은 결과물은 화가들이 대상을 똑같이 재현하도록 도와주었는데 마치 사진을 찍듯이 자연을 모방하고 재현하는 것은 네덜란드 그림이 추구하는 바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도구는 소실점이 하나인 인위적인 원근법을 극복하는 하나의 새로운 선택이 되었습니다.
회화의 다 시점 구도
선 원근법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 화가들은 회화에서 대상을 여러 시점으로 보는 다 시점 구도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피카소는 '아비뇽의 처녀들'이란 작품에서 특히 오른쪽 하단의 여성 얼굴을 앞에서 본 모습과 옆에서 본 모습을 둘 다 동시에 보여주었습니다. 이 그림을 본 사람들은 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까지 이런 표현 방식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분석적 입체파'라고 하는 이 혁신적인 양식으로 피카소와 브라크는 선 원근법의 전형화와 한계를 뛰어넘었습니다. 작품 안 또는 한 인물 안에서 다시점 구도를 고민하며 다원적으로 해체와 조합을 실험해 새로운 대상을 만드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분석적인 구조 해체 방식이라고 합니다. 또한 기존의 선 원근법이 갖는 소실점 한 개 대신에 양쪽에 두 개, 또는 여러 곳에 세 개를 설정해 시각을 넓혀 공간을 확장하는 방법도 고안되었습니다. 그래서 뒤쪽 배경 공간이 뒤로 물러나 작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화면의 중앙에 있는 사물이 더 크게 보이고 양옆으로 설정된 소실점 부분이 작아지거나 흩어집니다. 다시점 구도도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네덜란드의 경우 지면 위의 선들이 하나의 소실점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공간이 분리된 효과를 주는 이 다시점 구도 방식은 이전과는 다른 참신한 것이었는데, 감상자의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되지 않고 여기저기로 움직이며 감상하게 됩니다. 이것 역시 대상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묘사하고자 하는 시도였고, 네덜란드 화가들에게는 어떤 대상이나 장소를 극적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눈에 보이는 대로 묘사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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